2026년 3·1절을 앞두고,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가 주최하는 '3·1절 기념 자유음악회'가
대관 취소와 출연진 총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3월 2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 행사는
배정신청서에 '가족문화공연'으로 기재되었으나,
정작 전한길 씨 본인이 유튜브에서
'윤어게인(윤석열 대통령 복귀)을 목놓아 외치겠다'고 선언하면서
행사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이후 출연 예정자들의 연쇄 불참 선언,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관 취소 촉구,
그리고 킨텍스의 전격 취소 결정까지 이어지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습니다.



자승자박의 시작 — '가족문화공연' 신청과 '윤어게인' 선언

전한길 씨 측은 킨텍스에 행사장 배정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행사 성격을 '3·1운동의 의미를 기리는 가족형 문화공연'으로 기재했습니다.

경기도에 따르면, 전시관을 빌리기 위한 모든 공식 행정절차에서
전 씨 측은 '윤어게인'과 관련한 내용은 일체 빼고
가수들이 출연하는 순수 문화공연으로 '위장'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러나 전한길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3·1절에 윤어게인을 목놓아 외치겠다"고 공개 선언했고,
이 영상이 퍼지면서 신청서 내용과 실제 행사 목적 사이의
심각한 괴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구분 배정신청서 기재 내용 유튜브 공개 발언
행사 성격 3·1운동을 기리는 가족형 문화공연 윤어게인을 목놓아 외치겠다
정치적 내용 일체 미기재 윤석열 대통령 복귀 촉구 공개 선언
출연진 안내 유명 가수 출연 순수 공연 정치 집회 겸 공연

결국 신청서와 유튜브 발언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전한길 씨 스스로가 대관 취소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되었습니다.

행사의 실체를 숨기려 했으나
본인의 입으로 직접 폭로해버린 이른바 '자승자박'의 전형이라는
평가가 쏟아졌습니다.



"속았다" — 출연진 손절 릴레이의 전말

행사의 정치적 성격이 알려지면서
출연 예정이었던 유명 인사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가장 먼저 반발한 것은 가수 태진아 씨였습니다.
태진아 소속사 진아엔터테인먼트는
"행사 관계자가 거짓말로 속여 태진아에게 일정을 문의한 후
일방적으로 출연을 기정사실화해 버렸다"며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포스터에 콘서트 사회자로 소개된 이재용 전 MBC 아나운서도
"음악회 사회를 맡지 않겠다"며
"엄중히 경고했고, 포스터를 빨리 내리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용 씨는 "전한길 씨가 연관된 극우 정치 행사라는 걸 알았다면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프라노 정찬희 씨는
"구두로 출연 부탁을 받아서 수락했는데,
포스터를 이틀 전에야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고
출연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발레리노이자 뮤지컬 배우 정민찬 씨도
"사전 동의 없이 포스터에 사진이 게재되었다"며 불참을 공식화했습니다.
정민찬 씨는 SNS를 통해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은 맞지만
행사 취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듣지 못했고,
3·1절 기념 행사로만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연 예정자 직업 불참 사유
태진아 가수 거짓말로 속였다, 법적 대응 예고
이재용 전 MBC 아나운서 극우 정치 행사 알았으면 수락 안 했다
정찬희 소프라노 포스터 이틀 전에야 확인, 출연 철회
정민찬 뮤지컬 배우·발레리노 포스터 무단 사용, 행사 취지 미고지
공연 취지를 속였다는 의혹에 대해 전한길 씨 측은
"섭외 과정이나 포스터 제작에 직접 관여한 바 없다"며
행사 대행 업체에 책임을 넘겼습니다.
그러나 본인 유튜브에서 '윤어게인'을 공개 선언한 상황에서
이 해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관 취소 촉구와 킨텍스의 결정

출연진의 연쇄 이탈로 논란이 확산되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직접 나서 킨텍스 사장에게
대관 취소를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경기도는 킨텍스의 최대 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관이라는 점에서
도지사의 요청은 사실상 취소 지시에 가까운 영향력을 가졌습니다.

김 지사는 대관 취소를 촉구한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밝힌 대관 취소 촉구 3가지 이유

1. 허위 기재 (거짓말)
모든 공식 행정절차에서 '윤어게인' 관련 내용은 빼고 순수 문화공연으로 위장 신청

2. 사회 통념
킨텍스 규정상 '사회적 통념상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행사'에 대해 배정 제한 가능

3. 3·1 정신 훼손
"3·1 정신을 윤어게인으로 오염시킬 수 없다"는 판단

킨텍스 측은 검토를 거친 뒤
2월 23일 주최 측에 대관 취소 통보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킨텍스 관계자는 "최초 행사 신청이 들어왔을 당시에는
3·1운동의 의미를 기리는 가족형 문화 공연이었지만
이후 행사 내용을 파악했고,
김 지사에게서도 요청이 들어와 검토 후 취소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킨텍스 규정에는 '사회적 통념상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행사 등'에 대해서는
행사장소 배정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으며,
이 조항이 이번 취소 결정의 법적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한길·김현태의 맞불 — 안귀령 부대변인 '군용물강도미수' 고발

대관 취소 결정이 내려진 직후인 2월 24일,
전한길 씨와 김현태 전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은
안귀령 청와대(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하는 맞불 행보에 나섰습니다.

이들이 제기한 혐의는
군형법상 군용물강도미수, 특수강도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총 5가지에 달했습니다.

전한길·김현태 측은 안귀령 부대변인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경내로 진입해 작전을 수행하던
계엄군의 총기를 탈취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총구를 맨손으로 붙잡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외신에서 '잔다르크'에 비유되며 국내외적으로 화제가 된 인물입니다.

이번 고발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관 취소에 대한 정치적 보복성 맞불"이라는 분석과 함께,
"계엄 저지 행위를 범죄로 프레이밍하여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전한길 씨 측은 "김어준 콘서트였다면
이런 대관 취소가 있었겠느냐"며
정치적 차별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습니다.



공공시설 대관과 정치 집회 — 판단 기준의 모호함

이번 사태는 공공시설 대관 시
'정치 집회 여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현행 제도상 공공시설 대관은
신청서에 기재된 행사 목적을 기준으로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신청 시에는 문화 행사로 기재하고
실제로는 정치적 집회를 개최하는 이른바 '위장 신청'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킨텍스의 경우 '사회적 통념상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행사'라는
포괄적 조항을 근거로 취소 결정을 내렸으나,
'사회적 통념'이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쟁점 취소 찬성 측 취소 반대 측
대관 취소 근거 허위 신청에 따른 정당한 계약 해지 사후적 판단에 의한 자의적 취소
도지사 개입 최대주주로서 관리·감독 권한 행사 행정 권력의 부당한 정치적 개입
사회적 통념 기준 유튜브 발언 등 객관적 증거 확인 가능 해석의 자의성, 사전 검열 우려
정치 편향성 허위 신청 자체가 문제의 핵심 특정 정치 성향에 대한 선별적 적용


표현의 자유와 공공시설 운영 원칙 사이의 충돌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결국
표현의 자유와 공공시설 운영 원칙 사이의 균형점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며,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공공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공공시설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대관 절차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허위 기재를 통한 대관 심사 우회는
표현의 자유 이전에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태가 남긴 핵심 쟁점

• 공공시설 대관 시 행사 목적의 사후 변경·위장 신청에 대한 제도적 규제 방안

• 정치 집회 여부 판단의 객관적·법적 기준 마련 필요성

• 지방자치단체장의 대관 취소 요청 권한의 범위와 한계

• 표현의 자유 보장과 공공시설 중립성 유지 사이의 법적 균형점

• 대관 신청 내용과 실제 행사 목적의 일치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

전한길 씨의 3·1절 자유음악회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사안이 아닙니다.

'가족문화공연'이라는 이름으로 대관을 받아놓고
유튜브에서 정치적 목적을 공공연하게 밝힌 자승자박,
"속았다"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출연진의 연쇄 이탈,
경기도지사의 취소 촉구와 킨텍스의 전격 결정,
그리고 안귀령 부대변인 고발이라는 맞불 행보까지
일련의 과정은 공공시설 대관 제도의 허점과
정치 집회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관 신청 내용과 실제 행사 목적의 일치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함께,
공공시설 운영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의 정립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