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국민 여론이 압도적"이라며 두 달 내 결론을 내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소년법 개정 논의는 수년간 반복돼 왔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기한까지 못 박으며 정치적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원주 세 모녀 피습 사건을 비롯해 미성년자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촉법소년 제도 자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
이 같은 결단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잇따른 미성년자 강력범죄, 촉법소년 제도에 쏟아진 분노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까지 미성년자가 저지른 강력범죄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사회적 충격이 컸습니다.

특히 원주에서 발생한 세 모녀 피습 사건은
10대 가해자가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촉법소년 제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폭발시켰습니다.

해당 사건 외에도 집단 폭행, 성범죄, 강도 등
미성년자에 의한 중범죄 사례가 계속 보도되면서
"나이를 방패 삼아 처벌을 피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졌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1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동의 기록 중 하나를 세웠습니다.

촉법소년 제도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소년이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경우,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소년원 송치 등)만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현행법상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아무리 중한 범죄를 저질러도
징역이나 벌금 등 형사처벌이 불가능합니다.


현행 형사미성년자 기준과 해외 주요국 비교

대한민국 형법 제9조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1953년 형법 제정 당시부터 유지돼 온 것으로,
70년 넘게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성숙 속도,
정보 접근성, 범죄 인지 능력 등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기준의 현실 적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 형사책임 연령 비고
대한민국 만 14세 형법 제9조
일본 만 14세 2022년 특정소년 규정 신설
독일 만 14세 소년법원법 적용
미국 주마다 상이 (만 6~12세) 중범죄 시 성인 재판 이송 가능
영국 (잉글랜드) 만 10세 ECHR 권고에도 유지
프랑스 만 13세 2021년 소년형법전 개정
호주 만 10세 (인상 논의 중) 주별 차이 있음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과 동일한 만 14세 기준을 적용하는 나라도 있지만
미국, 영국 등은 이보다 훨씬 낮은 연령에서 형사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2021년 소년형법전 개정을 통해
만 13세부터 구금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이번 한국의 만 13세 하향 논의와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사례입니다.



만 13세 하향, 실질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현행 제도에서 만 13세 소년이 살인이나 강도 같은 중범죄를 저질러도
소년부 보호처분(최대 소년원 2년)이 상한선입니다.

만약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만 13세로 1세 낮아지면,
만 13세 청소년도 검찰 기소 대상이 되어
형사재판을 통해 징역형 등 실질적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소년법상 소년에 대한 형량 상한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성인과 완전히 동일한 수준의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핵심적인 변화는
"보호처분만 가능"에서 "형사처벌 가능"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법적·상징적 의미가 모두 큽니다.

만 13세 하향 시 핵심 변화

• 만 13세도 검찰 기소 → 형사재판 가능
• 징역·벌금 등 형사처벌 부과 가능
• 전과 기록 남음 (보호처분은 전과 아님)
• 다만 소년법상 형량 감경·상한 규정은 유지


성평등가족부 주관 공론화, 절차적 의미와 향후 경로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성평등가족부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관한 공론화를 주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법무부가 아닌 성평등가족부가 주관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아동·청소년 정책의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공론화는 단순히 여론조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자문, 시민 참여,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포함하는
체계적인 의사결정 과정입니다.

두 달이라는 기한이 제시된 만큼,
빠르면 4월 중으로 정부 입장이 정리되고
이후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형법 제9조(형사미성년자)와 소년법을 동시에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추가적인 논의가 불가피합니다.



소년법 폐지론 vs 교화·보호처분 유지론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넘어서
소년법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교화와 보호처분의 기본 틀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구분 소년법 폐지·강화론 교화·보호처분 유지론
핵심 주장 나이와 무관하게 범죄엔 응당한 처벌 미성숙한 청소년은 교화 가능성이 높음
근거 피해자 보호·범죄 억지력 확보 UN 아동권리협약, 재범률 감소 데이터
우려점 교도소 내 낙인·범죄 학습 가능성 흉악범죄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
해외 사례 미국·영국 등 저연령 형사책임 북유럽 회복적 사법 모델

폐지론 측은 피해자의 고통은 가해자의 나이와 무관하며,
현재의 보호처분이 중범죄에 대한 실질적 억지력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소년원 최대 2년이라는 처분이
살인·성폭행 등 극단적 범죄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는 점을
가장 강력한 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반면 유지론 측은 뇌과학 연구를 근거로
청소년기의 전두엽 발달이 미완성 상태이므로
충동 조절과 결과 예측 능력이 성인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반박합니다.

또한 형사처벌을 강화할수록 재범률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해외 실증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처벌보다 교화 프로그램 강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국회 청원 100만 돌파와 정치적 동학

국회 국민동의청원 시스템에 올라온 소년법 개정 청원이
100만 명 동의를 넘기면서
국회는 이를 본회의에 부의하여 심사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습니다.

이는 단순한 온라인 여론을 넘어
법적 구속력을 가진 입법 절차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여야 모두 청소년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에서는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하향 연령과 적용 범위에서는 입장 차이가 존재합니다.

여당 내에서는 대통령의 만 13세 방침에 따라
빠른 법안 처리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야당 일부에서는 만 12세까지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법조계와 아동인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령 하향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며
소년원 수용 역량 확충, 피해자 지원 체계 강화 등
종합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연령을 낮추는 것은 시작일 뿐, 소년 사법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소년원 교화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 피해자 보호 강화, 가정과 학교의 예방 체계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 소년법 전문 변호사 의견


처벌 강화와 예방 사이, 사회가 찾아야 할 균형점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분명히 필요한 논의이지만,
이것만으로 청소년 범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처벌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동시에 왜 청소년이 범죄에 이르게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예방 체계 구축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가정 해체, 학교 폭력, 경제적 빈곤, 디지털 환경의 무방비 노출 등
청소년 범죄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형사처벌 강화만큼이나 절실합니다.

균형 잡힌 접근을 위한 과제

•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만 14세 → 만 13세)
• 소년원 교화 프로그램 질적 개선 및 수용 역량 확충
• 피해자 보호·지원 체계 대폭 강화
• 가정·학교·지역사회 기반 범죄 예방 시스템 구축
• 디지털 유해 환경으로부터의 청소년 보호 대책
• 재범 방지를 위한 사후 관리 프로그램 내실화

대통령이 두 달이라는 기한을 제시한 만큼
공론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법조계, 교육계, 아동인권 전문가, 피해자 단체,
그리고 시민사회의 의견이 균형 있게 수렴되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70년 만의 기준 변경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처벌의 공백을 메우면서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청소년이 범죄에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것,
그것이 이 논의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